한수하는 사이 눈이 쌓인 모양이다. 방문을 꼭 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두말없이 오정이 겨우 넘은 때임에도 문풍지로 비치는 빛이 어째 침침하고, 평소라면 저 먼 데서부터 들려오던 온갖 잡소리들도 어째 들려오지 않은 채 귀를 솜으로 막은 듯 조금 먹먹한 느낌인 와중에 개 짖는 소리만 간헐적으로 울리고 있다면 눈이 내리고 있다는 신호다. 공중을 향한, 공중에서 떨어지는 낱낱의 것들을 향한 강현이의 짖음은 눈이 쌓여가며 만드는 침묵을 깨뜨렸다가도, 이내 그 침묵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옅은 메아리가 되어 침묵 속으로 잠겨든다. 침묵을 깨뜨렸다가 침묵이 되었다가 침묵을 깨드렸다가 침묵이 되었다가…… 내 코골이도 어느 정도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그런 기능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