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불기둥같이 들끓었다가 이내 물속에 잠긴 듯 차분해진다. 자유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홍 마담과 선미를 동시에 보며 웃음 지을 수 있는 두께의 면피이다.
집에는 연락을 않다가, 오랜만에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고? 나 가짜로 죽어 관 속에 누워 있을 테니, 가짜 장례식을 치른 다음에 그대로 화장시켜 줄 테냐? 동생은 미쳤냐고 대꾸하고는 끊어버렸다. 맞다. 미친 생각이다. 마음이 근육이 흐무러지면 자꾸만 나쁜 쪽으로 생각하게 된다. 마음을 비울 수 있다면 비울 것이다. 마음을 비울 수 없다면 나쁜 생각을 수시로 할 것이다. 논처럼 오래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