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인이 생겼다. 주인 잃은 개인 듯한데, 일주일 전쯤 하여 허락도 없이 내 집 마당으로 찾아와 드러눕더니 나갈 생각을 않는다. 먹을 것을 안 주면 제 발로 걸어나갈 줄 알았더니, 그렇게 걸어 나갔다가도 잘 때가 되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었다. 이 집에 전에 살던 자의 유령이라도 있는가? 개한테 물어봤자, 개가 시원한 대답을 할 리 만무. 그냥 두고, 먹이도 주고 기르기로 했다. 나는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개에 대한 공포심이 있기 때문이다(이 공포심에 대해서 차후에 이야기할 일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 개는 생긴 것도 그다지 귀엽지 않은 잡종이고, 체구도 꽤 크다. 내게 달겨들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할 판이다.
해질 무렵에 개랑 서로 얼굴을 빼꼼하니 쳐다보고 있자니, 군 생활 할 때 나를 괴롭히던 중사 놈이랑 아주 닮았다. 그래서 그의 이름대로 이 녀석을 ‘강현’이라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