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에덴석유

한때 망촌 노인정으로 쓰였던 것 같은 집은 평범한 슬레이트 가옥의 형태인데 지금은 흉가처럼 황폐하다. 대문도 없고, 동네 노인들이 함께 일구던 채마밭이었을 앞마당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연탄재를 입고서 무덤을 이루고 있다. 돌담에 붙은 금 간 플라스틱 명패에 인쇄된 ‘노인정’이라는 문구만이 폐옥의 지난 시간을 희미하게 떠올리는 걸 도울 따름이다. 고쳐서도 못 쓸 이 집에는 그러나 영감 거지 하나가 들어와 살고 있어(죽고 있다고 해야 옳은가?) 그 집이 있는 골목을 지날 때마다 서늘하게 놀라고 만다. 분홍색 비단 이불과 적의에 찬 영감 거지의 두 눈알은 영원히 폐옥의 어둠 속에서 빛날 것만 같다. 그 불길한 빛들에 쬐일 때마다 나는 폐가 담벼락 앞에 주차되어 있는 석유차를 터뜨릴 궁리에 잠긴다. 에덴석유. 터뜨리면 볼 만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