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올랐다가 개울에 떠 있는 이파리 달린 나뭇가지를 보았다. 그저 길죽한 상수리나무 잎과 가지였을 따름에도 그것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예뻐 보여, 물줄기를 타고 떠내려가는 그것을 따라갔다. 잰걸음으로, 때로는 천천히, 저벅저벅, 종종걸음으로, 팔자로, 총총, 어청어청, 허랑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건들거리며, 아픈 사람처럼 비치적거리며, 겅중겅중, 황새걸음으로, 만지걸음으로, 느릿느릿, 황소걸음으로, 이쯤에서 한번 물레걸음으로, 이내 단숨에, 웨죽걸음으로, 지게걸음으로, 탄력 있게 발을 굴리며, 지축을 울리듯이, 휘몰듯이, 때때로 게처럼, 가재처럼, 거위처럼, 두루미처럼, 빛처럼, 없는 수염을 만지는 양반처럼, 나라 잃은 개처럼, 일자로, 팔자로, 갈지자로, 낯선 데 걷듯 두리번거리며 허깨비걸음으로, 걷다 보니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이파리와 가지는 서로 영영 이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