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비봉산을 내려오며 산 아래로 펼쳐지는 작은 마을의 정경을 보다가, 집집을 잇고 또 끊어주는 길의 형세를 보다가, 그 길을 또 걸어갈 나를 생각하다 보니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또한 내 사지가 조금 생경해지는 감각, 그런 것을 받았다. 누가 이런 산을 예다 심어두고, 이런 길을 그리고, 이런 가옥들을 기포(棋布)의 꼴로 두었는지. 이럴 때 나는 회로 속에 있는 사람 같다. 개발되지 않는 마을에서 개발되지 않는 내가 그저 걸어 다니게 둔 그를 두고서 다만 내가 인간의 형상을 연상하는 잘못을 저지를지라도…… 그가 고마웠다.